전남대 인문학연구원, 인문한국(HK)3.0사업 최종 선정, 총 46억 수주

전남대학교 인문학연구원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2025년도 인문한국3.0(이하 HK3.0)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돼, 향후 6년간 총 46억 원의 국고 지원을 받는다. 이번 사업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도출하고 인문학 차세대 연구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 국가사업으로, 전남대는 이를 통해 국내 인문학 연구의 중심을 넘어 글로벌 인문 융복합 거점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
HK3.0 사업은 국내 인문학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전략사업이다. 이번 공모에는 총 50개 과제가 접수됐으며, 그중 10개 연구소만이 신규 과제로 최종 선정되는 치열한 경쟁을 거쳤다.
전남대 인문학연구원은 <가족커뮤니티인문학을 통한 플루리질리언스 패러다임 구축>이라는 주제로 ‘연구거점형’ 과제에 선정됐다. 본 사업은 2025년 5월부터 2단계에 걸쳐 6년간 진행되며, 연구소는 매년 약 7억 6천만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인문학의 사회적 확장성과 미래적 역할을 본격적으로 탐색하게 된다.
이번 선정은 인문학연구원이 2018년부터 추진해온 인문한국플러스(HK+) 사업의 연속성과 성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당시 연구소는 <초개인화 시대, 통합과 소통을 위한 가족커뮤니티>를 주제로 7년간 다학제·융복합 연구를 수행하며, ‘가족커뮤니티인문학’이라는 새로운 연구영역을 정립했다.
그 결과 ▲등재학술지 『가족과 커뮤니티』 발간 ▲‘인문커뮤니티융합학과’ 대학원 설립 ▲‘인문커뮤니티역량지도사’ 민간자격제도 도입 등 학술적·사회적 성과를 동시에 이뤄내며 인문학 연구의 실용성과 확장 가능성을 입증해왔다.
이번 HK3.0 과제는 이러한 기반 위에서 재난과 복합위기의 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인문학 담론으로 ‘리질리언스(회복탄력성)’ 개념을 중심에 둔다. 특히 연구진은 기존의 기능 회복이나 정상화 중심 리질리언스를 넘어, 위기를 계기로 다양한 욕망과 관계의 재구성을 통해 새로운 상상과 실천을 이끄는 ‘플루리질리언스(pluresilience)’ 개념을 새롭게 제안하고 있다.
연구는 ‘개인’, ‘공동체’, ‘사회구조’, ‘생태’, ‘시간’이라는 다섯 개의 분석 차원 위에서 ‘감응’, ‘소통’, ‘연대’, ‘공생’, ‘기억’이라는 다섯 가지 핵심 가치의 회복력을 다층적으로 탐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인문학은 인간 내면의 회복뿐 아니라, 공동체와 구조, 생태계 차원의 전환적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핵심적 학문으로서 그 역할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미라 인문학연구원장은 “플루리질리언스는 그동안 공학, 심리학, 보건학 등이 주도해온 리질리언스 담론을 인문학의 시선에서 전면적으로 재구성하는 시도”라며 “기후위기, 공동체 해체 등 전 지구적 난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세계 수준의 융복합 인문학 연구소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