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로스쿨에 3년째 1천만 원 기부... 望九 이임순 할머니의 약속
막내아들 모교에 감사 전하고자 생일마다 기부 실천
평생 농사와 나물 장사로 자녀 키워... 극락초에도 장학금 기부

이임순 할머니(89세)가 7남매 막내아들(이금규, 현 해병특검 특검보)의 모교인 전남대학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3년째 기부 약속을 이어가고 있다.
이임순 할머니는 올해도 자신의 생일을 맞아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1천만 원을 기부했다. 자녀를 훌륭하게 가르치고 성장하도록 도와준 대학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뜻에서 시작한 기부다.
할머니는 치평동 평촌 마을에서 농사와 양계장을 운영하여 자식들을 양육하였고, 37년 전 남편과 갑작스럽게 사별한 뒤에도 홀로 농사일을 감당했으며, 양동시장과 상무금요시장 등지에서 시금치 등 나물을 팔며 평생 가족을 위해 일해 왔다.
노환으로 재작년부터는 시장에 나가지 못하게 됐지만, 기부를 향한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는 7남매가 모두 졸업한 극락초등학교에도 장학금 기부를 시작하며 나눔의 범위를 넓혔다.
이임순 할머니는 평생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아쉬움이 가장 큰 한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1937년 정축년 소띠 해에 태어나 평생 소처럼 부지런히 일하며 살아왔지만, 배움의 기회를 누리지 못했던 자신의 아쉬움을 자녀 교육으로 풀어냈다. 특히 막내아들이 졸업한 전남대학교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 기부를 결심했다.
이임순 할머니는 “이제는 나이가 들어 농사일도 할 수 없고 돈 한 푼 벌기 어렵지만, 자식들이 주는 용돈을 모아 세상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고 싶다”며 “큰돈은 아니지만 정성으로 받아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생일마다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계속 지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망구(望九)’는 아흔을 바라본다는 뜻이다. 내년이면 만 90세를 맞는 이 할머니에게 기부는 단순한 금전적 나눔을 넘어 평생 살아오며 받은 도움과 은혜를 되돌려주는 약속이다. 자신을 위해 돈을 쓰기보다 자녀와 이웃, 배움의 가치를 위해 마음을 보태는 할머니의 실천은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할머니의 막내 아들 이금규 변호사는 전남대학교를 졸업하고 200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광주지검 등지에서 검사로 재직했다.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며 주요 헌법적 현안에서 국회 측 변호인으로 참여했으며, 현재는 해병특검 특별검사보로서 관련 사건의 진상 규명에 힘쓰고 있다.
이 할머니의 기부는 아들이 졸업한 대학에 대한 감사에서 출발했지만, 배움의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자신이 받은 은혜를 다음 세대에 돌려주려는 마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평생의 땀으로 일군 작은 약속을 해마다 실천하는 할머니의 나눔이 지역사회에 따뜻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