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연구팀, 혁신적 암 면역치료법 개발…
광열치료·항암 백신·면역관문억제제 병합으로 종양 제거 및 재발 방지

전남대학교 이준행·이시은·박인규 교수 연구팀이 새로운 암면역치료법을 개발하여 미국 암면역치료학회 공식 학회지인 ‘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현재 다양한 암면역치료법이 개발되어 임상에 적용되고 있지만, 어떤 강력한 면역치료제든 단독치료만으로는 모든 환자들에서 암을 완벽하게 제어하기 어렵다는 암면역치료법의 한계도 서서히 자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으로서 2가지 이상의 치료법을 전략적으로 혼합 적용하는 복합암면역치료가 떠오르고 있다.
전남대 연구진은 암세포에 빛을 쬐어 면역원성 세포사를 유도하는 광열치료(PTT), 높은 온도에서도 효능을 잃지 않는 플라젤린(FlaB) 면역증강제 첨가 면역 백신(FlaB-Vax), 면역관문억제제(Anti-PD-1 항체 치료) 등을 병합하여 재발과 전이를 거의 완벽하게 억제하는 복합암면역치료법 개발에 성공했다. 이 연구결과는 차세대 암치료 전략을 수립하는데 있어 유용한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의 면역치료법인 면역관문억제제(ICI)와 암 백신은 각각 종양에 대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나, 종양이 만들어내는 복잡하고 억제적인 미세환경(TME)을 완전히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광열치료(PTT)는 빛을 이용해 암세포를 제거하고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장점이 있지만, 치료에 사용되는 높은 열이 오히려 면역을 조절하는 주요 인자의 기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이에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타깃할 수 있는 ‘종양 특이적 나노입자(TLIF)’를 활용하여, 광열치료의 효과를 최적화하였다. 여기에 면역 백신과 면역관문억제제를 함께 적용함으로써, 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항암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했다. 이 전략은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함과 동시에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하여, 재발 위험을 줄이고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이번 치료법은 암세포 주변 환경의 복잡한 면역 억제 구조를 극복하고,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암을 더욱 효과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핵심은 종양 조직을 정확히 표적할 수 있는 나노입자(TLIF)를 이용하는 것인데, 이 나노입자 안에는 빛에 반응하는 성분인 광감작제(ICG)와, 열에도 안정적인 면역조절 단백질인 플라젤린(FlaB)을 함께 포함시켰다. 근적외선(NIR) 빛을 쬐어주면, 이 나노입자가 종양 부위에서 선택적으로 열을 발생시켜 암세포를 제거하고, 동시에 면역원성 세포사(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세포 죽음)를 유도하여 암세포의 정보를 담은 항원이 방출되도록 한다. 이렇게 방출된 항원을 기반으로, 플라젤린을 면역증강제로 포함한 암 백신(FlaB-Vax)을 함께 사용하면, 우리 몸의 면역세포 중 CD8+ T 세포가 활성화되어 암세포를 더 잘 인식하고 공격하게 된다. 이 백신은 또한 면역 기억을 형성해, 치료 후 암이 다시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더불어, 면역관문억제제(Anti-PD-1 항체 치료)를 병합함으로써,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회피하는 ‘면역관문’을 차단하고, 면역세포가 지속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이러한 삼중 치료 전략은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함과 동시에,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강력한 항암 면역 반응을 유도하여 재발은 물론 전이까지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전남대 의과대학 이준행 교수와 박인규 교수, 그리고 치의학전문대학원 이시은 교수의 공동 연구로 수행되었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MRC 사업(의과대학 및 치의학전문대학원)과 면역치료혁신센터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된 치료법이 폐암, 대장암, 췌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도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 임상 연구를 통해 실용화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광열치료(PTT)를 활용한 종양 제거, 암 백신을 통한 면역 활성화, 그리고 면역관문억제제를 이용한 지속적인 면역 반응 강화라는 세 가지 치료 요소를 통합함으로써, 기존 암 치료법의 한계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융합 치료 전략은 향후 다양한 종류의 암 치료뿐만 아니라 면역 질환의 치료에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