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장세현 교수-UNC 국제 공동연구팀, 식물플랑크톤의 새로운 철 획득 전략 규명
전 세계 해양 표층의 약 25%는 미량 영양소인 철이 결핍된 환경으로, 이는 식물플랑크톤의 성장과 생산성을 제한하는 주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식물플랑크톤 중 하나인 와편모류가 이러한 극한 해양 환경에서 어떻게 생존하는지는 오랫동안 생태학적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전남대학교 해양학과 장세현 교수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대학교 (UNC) 국제 공동연구팀이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권위의 학술지 The ISME Journal에 게재되었으며, 해당 저널은 생태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술지 중 하나로,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 10.8, JCR 기준 상위 1.8%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철이 풍부한 연안 해역과 만성적인 철 결핍이 지속되는 외양 해역에서 각각 분리한 와편모류 배양체를 대상으로, 철 결핍에 대한 생태생리적 반응과 전사체 발현 양상을 비교 분석하였다.
그 결과, 외양형 와편모류는 전반적으로 유전자 발현 수준은 낮았지만, 철이 부족할 때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고효율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금까지 와편모류에서 보고된 바 없던 철 획득 관련 단백질인 ISIP3의 발현이 외양형 와편모류에서 확인되었으며, 이는 철 흡수 효율을 높이는 핵심적인 분자 단서로 해석된다.
반면, 연안형 와편모류는 철이 풍부한 환경에 적응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철을 획득하는 전략을 보였다. 이들은 광합성과 함께 다른 식물플랑크톤을 섭취하는 ‘혼합영양 전략(mixotrophy)’을 활발히 활용하였으며, 이는 다양한 철 획득 기작을 평상시에도 유지하는 ‘에너지 소비형 생존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에 비해 외양형 와편모류는 이러한 보조적이면서 에너지 소모가 큰 전략은 최소화하고, 근본적인 용존 철 흡수 기작에 집중하는 ‘에너지 절약형 생존 전략’을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세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 세계 해양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철 결핍 해역에서, 와편모류 식물플랑크톤이 어떻게 생존하고 때로는 군집 내 우점종으로 자리잡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처음 규명한 사례로, 향후 다양한 후속 연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해 해양 내 미량 원소 결핍 현상이 심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해양의 일차 생산량 변화나 물질 순환 예측 연구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 사업과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공동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논문원제: Distinct iron acquisition strategies in oceanic and coastal variants of the mixotrophic dinoflagellate Karlodiniu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