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연구의 현대적 고전, 28년 만에 한국어 최초 완역

우리 대학 도서출판지원사업을 통해 캐시 캐루스(Cathy Caruth)의 대표작 『트라우마: 소유하지 못한 경험』이 국내 최초로 완역 출간됐다.
1996년 초판 간행 이후 인문·사회과학 및 예술학 전반에서 트라우마 담론을 주도하며, 해당 분야의 학술적 지형을 규정하는 결정적 텍스트로 평가받아 온 비평서이다.
이 저서는 제1·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 등 20세기를 ‘트라우마의 세기’로 규정하고, 폭력을 단편적 사건의 기록이 아닌 ‘지연과 반복’을 통해 회귀하는 고유한 경험 구조로 분석한다.
이러한 분석 틀은 일제강점기와 전쟁, 국가폭력과 대형 재난 등 복합적인 사회적 상흔을 지닌 한국 사회의 기억을 성찰하는 데 긴밀하고도 시의성 있는 학술적 지표를 제공한다.
문학비평에서 출발해 정신분석학 및 철학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이 책은 “역사는 어떻게 가능한가,” “증언을 경청하는 윤리는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지며 현대 정동 연구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번 완역은 그간 국내 학계에서 파편적으로 인용되던 담론을 넘어, 저자의 사유 전체를 정밀하게 검토할 토대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트라우마 연구가 분과 학문을 넘어 인문학의 공통 언어로 자리 잡은 지금, 본서는 국내 학제 간 연구와 논의를 한 단계 확장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 캐시 캐루스(Cathy Caruth): 미국 코넬대학교 석좌교수이자 비교문학·영문학 분야의 대표적 이론가다. 트라우마를 기억과 역사, 윤리의 문제로 재정의하며 국제적 트라우마 이론 논의를 이끌어 왔다.
역자 김성훈·나익주: 각각 현대미국문학과 인지언어학/철학 전문가이다. 이들은 “이 책은 트라우마를 고정된 실체가 아닌 관계를 통해 구성되는 역사적 과정으로 보게 한다"며, "과거의 긴 역사 속에서 이 질문을 성찰할 수 있는 중요한 참고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