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복학생 세윤 씨는 군 전역 후 어떤 수업을 들을지 막막하다. 전공 수업의 경우, 구전으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일선이나 교양 수업은 필요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 그 때 그에게 구세주가 나타났다. 여자 친구가 귀띔해준 ‘전대광장’이었다. 세윤 씨는 전남대 커뮤니티인 전대광장의 강의정보, 자유게시판을 뒤지며 본인이 원하는 수업을 찾아 수강신청에 성공했다. 그는 토론식, 팀 프로젝트를 병행하며 사고력과 협동심을 증진시키는 강의를 선호한다. 강의계획서의 딱딱한 정보가 아닌 경험자의 살아 있는 정보를 체득함으로써 세윤 씨의 학업·연애 전선에 핑크빛이 돌고 있다.
# 공대 꽃사슴 씨, 그녀는 새내기 때 늑대들의 구애 속에서 한 남자(동기)를 택했다. 그와 그녀는 1년을 넘게 만났고 그 와중에 남친은 군에 입대한다. 사슴 씨는 군대에 간 남자친구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곰신 행세에 지쳐만 가고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곳이 딱히 없었다. 최근 사슴 씨는 수강신청을 위해 전대광장에 들렀다가 고민상담 게시판(익명제)을 보고 자신의 힘든 점과 이별에 대한 막연한 생각 등을 올리게 된다. 그 글엔 수많은 댓글이 달렸고 군필자와 곰신을 해본 언니들의 조언을 통해 사슴씨는 본인의 감정을 조금이나마 추스릴 수 있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고민을 공감해주는 많은 이들에게 고마움을 느꼈고 ‘나를 찾는’ 과정을 가상의 공동체에서 행한 것이다.
당신은 전대광장에 소속되어 있는가? 접속빈도는 얼마나 되나? 전대광장은 2010년 김지홍씨(영어교육·06)가 주도해 제작되었으며 현재 창설 3년째를 맞고 있다. 현 회원 수는 8300여명이며, 강의정보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 교류의 장이다. 전대광장에선 고민상담도 하고 맛집도 알아보고 백도의 여석을 알아볼 수도 있으며 시간표도 작성할 수 있다. 전남대학교 학번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가입가능하며 본인이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관심 중심의 커뮤니티다.
|
|
▲ 학우에, 학우에 의한, 학우를 위한 공동체 |
“전대광장은 전남대 학우들을 위한 다양한 정보가 있는 살아있는 공동체입니다.” 전대광장 운영자 Sujaemin씨(이하 송씨)의 말이다. 전대광장은 학생회나 학교의 지원 없이 일부 학생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만든 커뮤니티다. 더불어 일체의 광고를 받지 않고 운영자 개인의 자비로 운영되고 있다. 운영자 송씨는 “전대광장은 어떤 단체에 소속되지도 지원금을 받지도 않으므로 학내 여러 기관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며 “본인 학번을 걸고 가입하는 방식이라 정보 신뢰도가 높은 게 강점이다.”고 말했다. 또 전대광장에는 3800여개의 방대한 강의 정보가 있으며 생활정보, 취업정보, 학사정보 등 학교생활에 꼭 필요한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다. 송 씨는 “연애상담, 고민상담, 벼룩시장, 스터디 모집 등 전남대를 다닐 때 필요한 모든 것을 전대광장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전대광장은 학내 공론장의 역할과 관계·관심 중심의 새로운 네트워크를 창출한다. 총학생회 선거 등 학내외의 사건이 이슈화됐을 때 개인의 의견 창구가 다양화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더불어 스터디원을 모집해 같이 공부를 하거나 전대광장 채팅방 인원들의 오프라인 모임 등 일상을 공유하며 결속력을 강화하기도 한다.
|
▲ 이용자 간 올바른 언행과 소통 강화 필요 |
반면 전대광장에선 어떠한 문제들이 발생할까? 크게 제도적인 측면과 이용자의 의식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커뮤니티의 활성화는 자생과 자율성, 이용자들의 올바른 행동이 관건이다. 다양한 콘텐츠와 새로운 이야기의 창출이 많을수록 진화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이용자들의 삐딱한 행동들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일례로, 정치 논쟁 등에서 이용자 간 싸움이 일어났을 때 중재자가 없고 서로 자기주장만 하다 보면 합의에 도달하기 어려울 뿐더러 배타성은 확대된다. 커뮤니티는 또 진실과 거짓을 검증할 수 있는 체계가 없거나 부족하다. 이런 현상들은 집단양극화, 비합리적 토론 문화 생성, 극단적인 배타적 태도로 이어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익명제를 바탕으로 한 고민상담 게시판에 교수님 강의 평을 묻는 경우는 게시판 규율을 어긴 경우다. 더불어 전대광장에는 여수캠퍼스 관련 정보가 광주캠퍼스 정보에 비해 빈약한 편이며 일각에서는 학번제라 학생들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폐쇄적인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특정 시기에만 이용자가 몰린다는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 수강신청 기간, 시험 기간에는 커뮤니티 동시 접속자 수가 300여명에 다다르지만 평소에는 평균 40여명이 활동을 하고 있다. 운영자 송씨는 “과거 자유게시판에서 가십거리를 쓰지 말자는 논쟁이 벌어진 후 사소한 일상 공유와 가십거리 등이 자유게시판에 많이 사라진 편이라 아쉽다”며 “자유로운 의견이 오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 ‘나’를 찾아 전대광장으로 가자 |
전대광장은 지금껏 진화해오고 있다. 커뮤니티 내 다양한 공간들이 학우들의 필요에 의해 창출, 변형되고 있으며 운영진과 학우들의 상생을 위한 많은 노력들이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의 운영계획에 대해 송씨는 “규모가 좀 더 커지면(1만명 내외) 단대별 게시판, 학과별 게시판 등을 신설할 예정이며 교수님들을 위한 공간도 만들 계획이다”며 “자체적 혹은 학내 타 기관과 연계하여 각종 이벤트(전남대 근처 식당 공동구매 할인)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학우들을 위해 교수님 칼럼을 받는 게시판을 신설하고 페이스북 및 트위터를 통해 홍보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더불어 학우들에게 “전대광장은 정보를 교류하는 곳으로 여러분이 정보를 얻은 만큼 정보를 베풀어 주셨으면 한다”며 “정치적인 논쟁도 하고 여러 학내 단체에게 있는 불만사항 등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개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대광장의 유무는 학내 여론 형성과 정보 및 의견 공유가 자유롭게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를 만들었다. 즉, 학우들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댓글 소통이 없었던 ‘디시 인사이드-전남대 게시판’과 달리 전대광장은 댓글에서 새로운 이야기와 웃음을 창조한다. 또 누군가는 전대광장에서 본인이 정말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고 일상을 공유하기도 하고 친구보다 더 친해진 가상의 공동체들도 있다. 고민 상담 게시판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들도 많다. 이처럼 전대광장은 우리네 삶에 편의를 제공해주고 있다. 편의를 받는 만큼 내가 필요할 때만 찾아가는 곳이 아닌 나부터 광장의 활력소가 되는 건 어떨까.
|
전대인들의 커뮤니티, 전대광장 http://jnusquare.com/xe/
|
글 : 신대희 sdhdream@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