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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대학은 ‘진리 탐구의 장’이라곤 한다. 대학은 대학 구성원들의 사고를 고취시키는 교육의 장이다. 우리들은 대학 교육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융합하는 다양한 방법을 배우고 상대방의 사고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가르침을 얻는다. 이러한 통섭의 과정에 배움을 주고받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주체로서 교수가 있다. 교육자로서 교수라는 직업이 보통 어떠한 일을 하는지, 무엇에 보람을 느끼고 힘든지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교수직에 대한 준비과정, 실상, 흐름 등에 대해 낱낱이 소개한다. “끊임없이 배우며 배움을 나눌 수 있는 삶을 산다는 것에 참 감사하다”고 말하는 서곤 교수(응용화학공학·촉매화학)와 이지헌 교수(교육학·교육철학)를 만나 교수직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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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시기가 언제인지, 계기가 있다면? |
서곤(이하 서): 교수가 된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었다. 학생을 평가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교수라는 직업을 꺼렸다. 한전에 취직하여 근무하면서 지식의 한계를 깨닫고 대학원에 들어가서 공부를 했다. 그 후 연구소를 찾다가 전남대학교에 촉매 연구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연구소에 들어가면서 교수가 되었다. 감히 교수라는 직업을 생각하지 못했었다. 무언가를 만들고 결과를 얻는 것을 좋아했다.
이지헌(이하 이): 영어교사를 꿈꾸며 전남대학교에 사범대가 생기면서 교육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공부를 좋아하던 터에 대학의 팽창기가 찾아와 운이 좋게 학교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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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교수가 되기 위한 절차와 본인이 교수가 되기 위해 해온 일들이 무엇인지 설명해달라. |
서: 대학원은 이제 필수라고 생각한다. 석사교수는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박사 후 연구원을 1-2년 거친 다음에 대학 공채에 응모하여 교수가 된다.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당시 과학원 한국과학기술원에서 박사 후 연구원 시기를 보냈다. 석사는 그 분야에 잘 훈련된 사람 well-trained 이고 박사는 자신의 독자적 연구 성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이: 박사는 기본.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것에 새로운 면모를 보여줘야. 특출나고 빼어난 것을 보여줘야 한다. 런던으로 무작정 출발해서 고생하면서 공부를 했다. 언어적 장벽도 컸고 나만의 쌓여있는 지식이 부족해서, 독서나 독창적 사고, 글쓰기 능력 등이 부족하여 극복하기 위해 고생을 했다. 런던대학교의 경우 학과들의 경계를 뛰어넘어 다른 학과의 좋은 연구 과제가 넘나든다. 그런 점에서 모르는 것을 알기위해 노력하고 밤새서 공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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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되기 위한 중요한 자질 몇 가지를 꼽는다면? 즉, 어떤 사람에게 교수라는 직업이 적합할지. |
서: 그 분야의 기본적 능력을 가지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 이상주의자, 성실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교수는 천재보다 둔재라고 생각함. 노력과 성실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수가 이상주의적이면 학생들도 이상을 좇게 된다. 교수는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잘 가르치니까 학생들도 잘 배우고 좋은 사람이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얼마나 변화를 하고 사람답게 커 가느냐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이: 머리가 너무 좋은 사람은 교직이 적합하지 않다. 자신감은 있으나 자만함으로 넘어가버리면 안 된다.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학식을 얻으려면 파고드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겉만 훑고 넘어가고, 쉽게 행동하는 사람은 교수라는 직업에 어울리지 않는다. 교수는 외롭기도 한 직업. 권력, 돈, 사교를 좋아하지 않고 거리를 좀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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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교수, 부교수, 정교수는 연차가 차면 올라가는 것들인가? |
시간강사, 전문교수, 초빙교수는 교수에 준하는 사람이다. 전임강사(2년) - 조교수(3,4년) - 교수(연구, 교육 실적도 포함) 정식교원으로 정식 교수회의는 조교수부터 참여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연차와 실적이 갖춰지면 된다. 전임강사부터가 정식 교원이기 때문에 대학에서 연구실을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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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는 어떤 것들을 이룰 수 있다고 보나? |
서: 연구면 에서는 선수이자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원생과 함께 연구를 한다. 교수와 학생의 공동 업적이 되는데 자기 나름대로의 연구세계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에서 교수로서 이룰 수 있는 것 중 또 하나는 사람과 세계가 변화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만나면서 내가 존재하는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신의 소신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는 직업이다.
이: 먼저 사상의 자유로움을 펼칠 수 있다. 내 나름대로 생각을 구축하고 펼치고, 제약받지 않고 자유를 느낄 수 있다. 대학은 젊음의 공간이다. 서로 변화,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3월에 신입생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 파릇파릇함을 느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역사적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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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느끼기에 교수라는 직업의 장, 단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
서: 31년 동안 교수생활을 하다 보니 어딘가를 가도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행동을 굉장히 조심하게 된다. 사회적 책임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 사회적 이슈가 나오면 무엇인가 행동을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예를 들어 4대강 사업 등을 보면 내 전공도 아니고 말 안하고 가만히 있긴 하지만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교수라는 직업은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좋은 직업중 하나이다. 일단 정년 65세를 보장해 주고, 보수도 먹고살 수 있는 만큼 받을 수 있고, 사회적으로 인식이 좋은 직업이기에 미안하리만큼 고마운 직업이다. 자신이 잘하고 있는가 역사적 책임 등에 대해선 부담감을 항상 가지는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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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된 지금 자신이 꿈꾸었던 교수라는 직업과 같은 점, 다른 점이 있다면? |
서: 젊었을 때는 지금보다 더 공부를 열심히 하고 강의도 의욕적으로 지냈던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사는 사회에 경제적, 과학적으로 기여를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해놓은 것을 보고 있으면 아주 조그마한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30년 전과 비교해서 지금은 과학이 엄청나게 발달해있다. 그 발전의 과정 속에서 즐거움도 느끼고 힘든 점도 느끼고 했던 것 같다. 이제 막 과학이라는 것이 보이는데 끝나가는 과정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30-40대에는 내 분야에 굉장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50대가 되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아주 일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어느 정도 공부했으니 될 줄 알았는데 새로 공부해야할 것이 계속 생겨나면서 처음의 화려한 자신감도 조금씩 작아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내가 이정도 했으면 괜찮게 하지 않았나 하는 선을 가지고 공부하기가 힘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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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의 꿈을 가지고 있었을 때 제일 힘들었던 점, 교수가 된 지금 제일 힘든 점이 있다면? |
서: 성적평가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 학생들이 쓰는 말이 거슬리게 한다. "확인해보고 싶다"라는 말이. 교수가 해놓은 일을 확인해본다는 식으로 말을 하면 거슬리는 경우가 있다. 막상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학생들을 대변하는 게 교수인데 항상 학생을 위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교수가 몇 점을 B를 주고 몇 점을 A를 주었는지 물어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교수의 일은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안내자로서의 역할과 평가자로서의 역할. 두 개 중에 하나라도 잘못한다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다. 반발자국 움직인 학생에게 한발자국 움직였다고 하면 이 학생은 안 움직이려고 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졸업정원제도 그 당시 교수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이: 세월은 흘러가는데 신입생들은 항상 20대 초반이다. 그것에서 문화적 차이를 느끼고 왠지 모를 거리감이 생기는 것이 있다. 교수로서 젊은이들에게 가까이 가려고 해도 문화가 다른 점에 대해서 좀 힘든 면이 있다. 학생들도 교수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교수님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성적이 기대에 미흡할 때 묻는 것은 권리이다. 하지만 서로 지켜 주어야할 선을 만들고 넘어가지 않았으면. 학교시설은 공공시설이다. 좀 아끼고 살아줬으면. 커피는 비싼 것을 마시면서 책을 복사해서 다니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 모습중 하나. 제본이 일반화 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취업에 목표를 두기에 고등학교 때도 근시안적 삶을 살았는데 대학에서도 그런 삶을 사는 것이 아쉽다. 진취성을 가지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우리들 보다는 더 잘돼야 하지 않겠나. 삶이 모험 아니겠는가 한번 가보아야지. 교수가 되기 위해 거치는 기간이 매우 길다. 상당히 고된 기간이라는 것.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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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전공과목을 정하게 되는데 어떤 이유로 과목선택을 하게 되는지? |
서: 화학, 촉매화학이 전공인데 몇 가지 큰 분야를 뺀다면 각자의 과목들이 큰 차이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 한다. 실험을 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기 때문에 실험마다 열심히 했고. 술 마시다가 담당 교수님과 하이파이브하고 전공 선택을 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재미있는 과목을 택해서 공부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이쪽 길로 가면 성공하고 이쪽 길로 가면 망한다는 것은 거의 없다고 생각함. 학문은 올라가다 보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큰일은 아님. 학생들이 꿈이라고 가지고 있는 기준이 전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사회에서 부여한 것을 자신의 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뿐. 세뇌를 당한 것.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아보아라.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뒤로 미루지 말고 앞으로 끌어와라. 교수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터전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과 같기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펼칠 수 있는 직업이다.
이: 끌리는 것, 적성에 맞는 것을 찾으면 그냥 가는 것이 맞다.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숫자놀음은 놀음에 불과한 것. 마음에 꼭 들고 괜찮은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평생 직업이라는 것이 불투명해진 현재를 바라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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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모두 오랜 기간 교수직에 종사했다. 과거에 비해서 현재 교수직이 달라졌다 싶은 점은? |
서: 연구 환경이 매우 좋아졌다. 워드프로세서가 생기면서 고생할 일이 없어져서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할 일이 더 많아졌다. 예전과 비교하면 할 일이 엄청 많아진 상황. 행정 잡무도 많아 졌고. 강의계획서나 강의 성과분석, 자아비평, 강의 개선계획서 등.... 학생들의 현재 상황도 기록으로 남겨야 하고. 외부평가도 많아졌다. 논문심사를 해달라는 일도 많아졌고. 교수생활을 시작하면서는 전남권을 통틀어 점심을 먹으러 다녔다면 10년이 넘어가면서 광주권으로 줄어들고 현재는 우리 대학 근처를 벗어나지 않게 되었다. 요즘 들어 바둑 두면서 시간을 때울 수 있는 교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국제적, 전국적 경쟁력을 가지는 교수들이 굉장히 많아졌다. 대외적인 활동을 하는 교수들이 매우 많아졌다. 영향력도 매우 높아진 상황. 의욕적으로 달려가는 교수들이 매우 많다. 주변을 보면 볼수록 활동 폭이 넓어진 것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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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직을 하면서 가장 뿌듯할 때는 언제인가? |
서: 가르쳤던 학생 중 한명이 매우 힘든 상황에서 학교를 다녔었다. 졸업한 이후 나를 찾아왔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너가 박사학위를 마치는 것을 보고 가서 다행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끌어 줘서 고맙다는 소리를 했는데 그런 경우에도. 내가 수업을 할 때 너희가 공부하는 물리, 화학이 무엇인지 알고 공부를 해야 하지 않겠냐며 알려주고 시작을 한다. 이후 연구발표 자리에서 가르쳤던 학생을 만났는데 그 학생이 교수님께 수업을 들어서 지금도 물리와 화학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다는 소리를 했는데 그럴때 내가 참 엉터리로 하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졸업생이 어느 자리에서 “선생님 제가 어떤 과목을 들었었는데 그것이 정말 도움이 되었습니다”라는 말을 해 주었을 때 다음날까지고 기분이 좋았었다. 나한테 배운 사람을 만나면 왠지 계면쩍고 한데 그런 말을 들을 때 매우 기분이 좋았다. 또 하나는 변질되지 않고 한결같이 선생으로 지내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았다. 교직의 보람은 제자 교육과 양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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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교수라는 직업의 전망은 어떻게 바라보나? |
서: 이공계에서 보면 교수라는 직업의 특색이 갈수록 많이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는 하나의 직업중 하나로 특색이 완화될 것이라고 본다. 2만개의 직업중 하나 정도, 혜택이나 명예 같은 것은 많이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어머니에게 못해보는 것처럼 선생님이라는 것도 하나의 가슴속 추억이지 않나? 그런 면은 세상이 바뀌어도 어느 정도의 이미지로 남아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연구소와 대학을 왔다 갔다 하는 일도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대학교수가 독보적 존재였는데 지금은 산업계가 매우 발달하여 경쟁도 가능한 상황이다. 교류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생각함. 고유한 직업을 떠나서 전문적인 입장이 강해질 것이라고 본다. 유명한 가수되기보다 교수되기가 쉽지 않느냐. 능력만 되면 도전 해볼 만한 직업이다.
이: 인문사회계열도 자리가 매우 많은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의 교수 T.O.가 있기에. 한 자리에 교수가 있으면 그 교수가 정년을 하고 나가기 전까지는 교수를 뽑지 않는다. 인문교양의 위기라고 하지만 지원도 늘어나고, 우리나라처럼 인문학도들에게 좋은 나라는 없다는 소리도 있다. 자신이 원하면 어느 곳이던 자리는 열리지 않을까? 자리는 있는데 의욕적으로 나서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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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의 일반적인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
서: 사람에 따라서 차이가 많을 것이다. 9시 전후로 학교 와서 한 시간 정도 이메일이나 편지 쓰고 읽는다. 방학의 경우 실험실에 가서 학생들과 이야기하고 실험 진행하면 한 시간 반 정도 지나가고 11시 반쯤에나 방에 와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논문 쓰고 논문 읽고 강의재료 준비하고 논문 평가도 하고 의외로 손님도 많이 오는 편이라서 손님 맞으면 두 시간 정도 보내고 좋게 말하면 신선놀음이고 나쁘게 말하면 감옥인데. 7시 이후로 집에 가서 읽고 싶어 하던 책도 읽고. 거꾸로 방학 때 무리를 많이 한다. 학기 중에는 내일 강의 때문에 멈추는데 방학 때는 일을 무리해서 추진해 보는 편. 읽어야할 책도 쌓여 가는데. 학생들과 같이 실험을 하다 보니 한 달에 한편정도 논문을 써야하고, 학회에 편집장 같은 일을 하다보면 외부논문을 읽느라 바쁘기도 하다. 가끔씩 학생들이 와서 면담을 하다보면 이야기가 멀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 듣다보면 시간이 많이 가기도 한다. 취미로 배드민턴을 아침 6시쯤에 나가서 치기도 했는데 요즘은 광주천변 걷는 것으로 운동을 대신하고 있다. 될 수 있으면 생활을 단순화 시켜서 사람도 안 만나고 지내려 한다. 2년 반 후 정년 끝날 때 까지만 흔들리지 않고 조용히 내 삶을 꾸며 나가면서 보내고 싶다. 이공계 교수는 기업에서 연구를 받게 되면 어떤 형태든지 결말을 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쫓기는 삶을 살기도 한다.
이: 교발원의 프로그램을 참여하다 보니 체력이 좀 떨어진 것 같다. 요즘 체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놓았던 테니스를 다시 하기 시작했다. 모처럼 했더니 팔이 아파서 뜸을 들이기도 하고 노력하고 있다. 생활이 개미 쳇바퀴 돌듯이 하다. 아침에 와서 열어 보고 내가 읽었던 논문 자료 보고 메모하고 수업시간 되면 가고. 방학 때는 수업이 없으니 읽고 싶었던 것 읽고 생각하고 읽고 끈질기게 사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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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교수임용 비리, 시간강사 환경 등 시간강사 및 교수임용 제도의 폐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서: 시간강사 문제가 이공계는 적은 편. 수업을 교수가 직접 해야 하기 때문에. 직접 교무처장을 하기 전까지는 시간강사가 이렇게 많은지도 몰랐다. 공대에서는 시간강사가 강의 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지금 시간강사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50%정도의 강의를 시간강사 분들이 맡고 있는데. 아마 인문사회계열의 시간강사 문제는 우리나라 대학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꼭 해결되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떤 형태로라도 해결되어야 할 문제. 교수들의 월급을 깎는 한이 있어서라도 시간강사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용인해가지고 덮어씌우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행정적으로 안 될 경우 학생을 덜 받던지 아니면 교수를 더 임용하던지 아니면 지금 강사 분들을 인정하여 대우해 주던지 뭔가 규정을 만들어야.
이: 시간강사 문제가 나왔을 때 대한민국 사회의 시간강사 문제와 우리 대학의 시간강사 문제를 구별해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점이 필요하다. 학생교육의 관점에서 본다면 학생을 가르치는 경우 수업을 맡고 있는 이상 수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교수와 같이 대우해주어야 한다. 쉴 공간을 마련해 주고, 대우를 해주어야지. 예를 들어 첨단강의실 같은 것을 사용할 경우 교수들은 연락만 딱 하면 바로 되는데, 시간강사와 교수들의 수업을 위한 면에서는 같게 배려를 해 주어야 하지 않나. 여러 비리적인 사건은 우리 대학에서 일어난 것은 아니다. 전국적으로 우리 대학이 시간강사 대우에 대해선 괜찮은 편이고. 전반적으로 우리대학에서 시간강사 문제를 접근할 때 교육적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인권문제도 있지만 기본적인 논의할 것들도 있지만, 교육을 잘 시키도록 똑같은 조건 안에서 학교가 해주어야 할 일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학생들이 시간강사에게 보이는 태도도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업태도도 별로 안 좋은 것 같고, 학점 확인할 때도 학생들이 강사선생님들을 자꾸 볶아댄다는 것이다. 교수에게는 무서움이 앞서서 잘 오지 않는다고 하면 시간강사들에게는 무턱대고 찾아가는 편. 학생들도 시간강사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다 생각을 바꾸어야. 시간강사가 말하면 안 되는데 교수가 말하면 되는 이런 상황이 생겨선 안 된다고 본다. 우리 대학 공채는 소소한 이상이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아주 공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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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생활을 하면서 눈에 띄는, 마음에 드는 학생 형이 있다면? |
서: 학생들 중에 세상의 기준에 초연해 있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성실하게 꼬박꼬박 하는 학생들이 대단해 보인다. 자기가 좋아서 공부하고 자기가 좋아서 이런 일 하고 싶다고 꼬박꼬박 하는 학생들이 정말 예쁘다. 나하고 만나서 그 학생이 발전해 가는데 제 방향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업어주고 싶고 좋아 보인다. 자신의 삶을 자신이 꾸려나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자기 스스로 하는 학생들이 예쁘다.
이: 학교 다닐 때는 유명한지 몰랐는데 나중에 대학원에 온달지 사회생활 하면서 만나면 아 저 녀석이 저런 재주가 있었구나 하는 학생들이 많다. 눈에 안 띄어도 학생들 중에 눈에 안 띄는 학생들 중에 시인 등단을 해서 오는 학생들도 있고, 클래식 음악 논평가가 되어서 오는 학생들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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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되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
서: 교수가 되어서 얻는 장점들을 대신해서 학생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고 자신의 학문세계를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열정적인 사람들이 교수가 되었으면 한다. 실제로 교수가 되어서 보면 교수처럼 힘없는 직업이 없다. 다만 자신의 세계를 자신이 그리며 산다는 것이 교수의 장점이니까 자신의 열정을 키워나가는 것, 공부해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은 교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먼저 인문사회계열은 언어를 마스터해야 한다. 우리나라말은 필수이고 외국어도 잘 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야 한다. 좋은 선생님 밑에 좋은 제자가 나오기도 하고. 세 번째로는 사회현실, 상황을 파악하면서 조금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을 연구하면 되는가, 거대한 흐름을 내가 탈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사람이 되면 교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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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신대희 sdhdrea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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