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석 전남대 총장 이임
정병석 전남대학교 제20대 총장이 1월 12일 4년 임기를 마치고 이임했다.
정병석 전남대 총장은 이날 오후 용봉홀에서 조용한 이임식을 가진 뒤, 대학의 무궁한 발전과 교직원들의 안녕을 기원하며 교직원들과 작별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총장 직무를 마쳤다. 정 총장은 원 소속인 법학전문대학원으로 돌아가 교육과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직원들도 석별을 아쉬워하며 응원문구가 새겨진 손팻말을 들고 나와 기념촬영에 나서는가 하면, 꽃다발과 작은 선물을 증정하며 이임하는 정 총장의 앞날에 영광과 축복이 가득하길 바랐다.
이날 이임식에는 김수갑 전국 국공립대총장협의회장(충북대 총장), 박성현 광주전남지역대학총장협의회장(목포해양대 총장)과 정성택 전남대총장임용후보자, 전.현직 보직교수와 학장, 안영근 전남대병원장 등이 참석해 정 총장의 그간의 노고에 경의를 표했다.
임기를 마친 정병석 총장은 원 소속인 법학전문대학원으로 돌아가 교육과 연구에 나서는 한편, 그동안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얻은 다양한 경력과 경험을 살려 우리나라 교육 발전에 기여하는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장은 이임사를 통해 “우리 대학은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고, 민주.인권.정의의 소중한 가치를 지켜온 증인이자, 주인공”이라며, “우리가 만들어 온 하루하루가 곧 대학의 역사였기에 무거운 책무를 나눠진 대학가족 여러분이 그만큼 더 고마웠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지역민들에게는 “전남대는 지역인재의 요람이요 청년문화의 원천이며, 지식기술의 산실이자 시.도민 평생교육의 터전”이라며, “지역민 여러분의 무한한 사랑과 믿음을 늘 가슴에 담고 국가거점대학의 책무를 완수할 것이니 만큼, 전남대학교를 변함없이 아껴주고 지지해 주시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정병석 총장은 지난 2017년 1월 제20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래 지난 4년 동안 ▲첨단분야 학과 개편 ▲연구과제 및 연구비 규모 최상위권 유지 ▲캠퍼스타운형 도시재생사업 및 지역혁신플랫폼 사업 유치 ▲‘민주길’ 준공 등 문화캠퍼스 조성 등에 힘써 전남대학교를 내실있는 미래지향 대학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임사
존경하는 대학가족 여러분!
신축년(辛丑年) 새해, 총장 직무를 마감하는 자리에 섰습니다. 부족함이 많았는데 헤아려주시고 덮어주셔서 오로지 감사할 따름입니다. 돌이켜보니, 함께 했던 시간 내내 행복했습니다.
전남대학교는 개교 이래 국가사회의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해왔습니다. 민주·인권·정의의 소중한 가치를 지켜왔습니다. 우리 전남대인은 그 자랑스러운 전통의 증인이요, 주인입니다. 전신학교로부터 이어온 100여 년의 올곧은 항로를 지키며 새로운 세기를 유유히 헤쳐 나가는 전남대학교. 우리가 만드는 하루가 곧 그 역사에 쌓이는 하루이기에 무거운 책무를 나누어 진 여러분이 그만큼 더 고마왔습니다.
경애하는 전남대인 여러분!
우리는 4년 전 수립한 ‘어젠다 2021’을 꾸준히 실천해왔습니다. 교목(校木) 느티나무 같은 ‘긴 호흡, 멀리 보는 전남대인’을 추구했습니다. ‘연구자들의 벗’이 되는 대학이고자 했고, ‘지역민의 사랑, 앞서가는 대학’이고자 했습니다. ‘상식과 순리, 행복한 동행’을 꿈꾸었습니다.
이제 우리의 열정은 캠퍼스에 새겨진 추억들이 되었습니다. 민주길 사업이 연말 자정을 넘겨 통과된 예산안에 담겨졌던 기쁨, 500억 원을 훌쩍 넘긴 대형연구사업 수주로 컨벤션홀에 내걸었던 대형 현수막의 자랑스러움, 1,500억 원의 국립대학육성사업을 새로 만들어내며 느꼈던 거점대학총장들의 연대감, 첨단분야 6개학과 신설로 불가능하던 정원의 순증을 이뤄낸 흐뭇함, 캠퍼스타운형 도시재생과 지역혁신플랫폼 사업을 구상하고 유치해낸 성취감 – 대학가족 여러분께 감사드릴 일이 너무도 많음을 새삼 느낍니다.
친애하는 교직원 여러분!
저는 총장직의 책무를 완수하겠노라 취임했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백년대계(百年大計)인 교육에 하루가 다른 과학기술의 변화를 제때 접목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더구나 코로나 감염병으로 일상화된 비대면 강의는 대학의 존재방식에 심각한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당연하던 규범에 근본적인 의문이 생겨나는 뉴 노멀은 대학교육에도 밀려들 것입니다. 우리는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의 강의가 종말에 이르고 있음을 느낍니다. 창의력을 일깨우는 다양한 강의 기법들에 관심을 가집시다. 학생 맞춤형 강의, 현장 밀착형 강의를 지향해봅시다. 교육의 연대도 꼭 필요합니다. 원격강의 규제가 풀리며, 출석의 부담과 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새로운 교육공간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국내외의 뛰어난 교육연구기관들과 손잡고 그들의 우수한 역량과 콘텐츠를 강의에 활용하면서, 원격의 공동 교육과정이나 학위과정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공경하는 지역민 여러분!
전남대학교는 국립이지만, 개교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은 전적으로 지역민께서 감당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소명은 광주전남의 발전입니다. 전남대학교는 지역인재의 요람이요, 청년문화의 원천입니다. 지식기술의 산실이요, 시도민 평생교육의 터전입니다. 우리는 진리를 탐구하고 과학기술의 진보를 추구하여, 지역민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열어갈 것입니다. 변함없이 아껴주고 지지해주십시오. 전남대학교는 여러분의 무한한 사랑과 믿음을 늘 가슴에 담고 국가거점대학의 책무를 완수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용봉인 여러분!
저는 이제 전남대학교 제20대 총장의 중책을 마치고 연구실로 돌아갑니다. 새로운 자유에 설렘을 안고 갑니다. 용봉가족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함께 해주셨던 보직자님들, 고맙습니다. 저의 부덕함으로 아픔과 상처가 남은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훌훌 털어 버리시기를 빕니다.
희망의 새해,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21년 1월 12일
제20대 전남대학교 총장 정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