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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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년 갑오경장 이후 20세기말에 이르기까지 100여년동안 모습을 감췄던 호남지역 한문학(漢文學)의 발자취를 찾기 위한 연구가 우리대학 연구진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우리대학 호남한문학연구회(책임연구원 김대현 국문학과 교수)는 올 초부터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20세기 근.현대 호남 한문학 자료 수집 및 연구’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순한글을 바탕으로한 근.현대문학의 태동으로 100여년 사이 자취를 감춘 이 지역 한문학 작품의 맥을 되찾는 것.
20세기에 들어서도 학자나 문인들 사이에서는 꾸준히 한문학이 진척되어 왔으나 문학작품이 한글 위주로 바뀌면서 한문학은 그 입지를 잃었다. 여기에다 일제강점기의 문화말살정책과 개화기 무분별한 외래 문물의 도입이 겹쳐 한문학은 급격하게 쇠락했다.
이에 따라 한문학은 근.현대 한국문학사 논의에서 제외되고 관련 연구도 19세기까지의 중세 한문학 자료에 국한돼 사실상 그 맥이 단절된 상태.
연구 대상은 20세기에 만들어진 광주.전남.북 지역의 근.현대 한문학 자료들이다. 호남 출신이거나 이 지역에서 활동한 학자나 문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한문학 작품으로 개인 문집류, 단행 시집, 소설?야담, 잡기류 등을 포괄하고 있다. 한문과 한글이 섞여 사용되었던 시기적 특성을 감안해 한문체와 함께 국한 혼용체 자료도 넣기로 했다.
연구진은 이미 1천여종의 호남지역 한문학 자료를 모았으며 최근 이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분류 및 해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구 사업이 매듭짓게 되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20세기 호남지역 한문학의 큰 줄기를 발견할 수 있으로 전망된다. 이와함께 당시 호남지역 한문학을 이끌었던 인물의 재조명도 가능해 진다. 또 작품 속에 나타난 선인들의 생활상을 통해 당시 지역실정을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문학 자료 연구 사업의 성과물은 새로운 지역 문화자산으로도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호남지역은 담양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초기에 태동한 가사문학의 산실. 따라서 크게 융성했던 한문학의 맥을 찾아낸다면 이는 지역 문화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소중한 자원으로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게 연구진들의 판단이다.
연구 책임을 맡고 있는 김대현 교수는 ?한문학 자료를 통해 지역 문화자산을 재발견하고 문화재로 지정, 활용함으로써 지역문화를 한 층 풍성하게 가꿔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보다 알찬 성과를 거두기 위해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라고 있다. 갑오경장 이후 호남지역 한문학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도서관과 행정 및 교육기관은 물론이고 문화원과 향교, 한학자들이 나서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문학 자료 소장이나 보관처를 알려주면 연구진들이 직접 방문해 살펴보며 필요시 구입도 할 예정이다.
문의 (062)530-3141, 3985. 011-9703-5420 www.kdh@chonnam.ac.kr